올해 아토피 천식 임상1상 진입 예정..호주법인 설립·CRO 선정 마무리..기능성 입증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개발도 본격화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기업 고바이오랩이 올해 아토피와 중증 천식을 겨냥한 2가지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 1상에 돌입한다. 고광표 서울대 교수가 2014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첫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이다.

고바이오랩은 이를 통해 질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큐어바이오틱스(Curebiotics)와 건강기능/건강유지식품을 개발하는 케어바이오틱스(Carebiotics) 시장을 공략하려는 투트랙 전략도 본격화한다.

고광표 대표는 "작년 케어바이오틱스 분야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바이오비옴’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올해는 2건의 치료제 글로벌 임상1상에 진입함으로써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한발 더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Curebiotics: 아토피 및 천식 임상1상 진입.."대사질환, 항암 등 매년 파이프라인 확장"

고바이오랩은 3000명 이상의 한국인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와 인체 유래 시료 분석을통해 확보한 5000여종의 바이오 뱅크를 기반으로 비만, 당뇨, C.difficile을 포함한 감염질환, 염증성 장질환, 아토피 등에 효과적인 균주를 발굴해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올해 임상에 진입할 예정인 아토피와 중증도의 천식이다. 고바이오랩은 임상에 돌입하기에 앞서 원활한 임상 관리 등을 위해 호주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고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경우 미국과 유럽시장을 타깃으로 해 임상 1상부터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바이오랩은 신약 생산과 관련해 GMP 수준의 시설을 갖춘 해외 CMO기업을 통해 시료를 생산할 예정이며 임상을 담당한 현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을 선정했다. 고 대표는 “올해 임상을 시작하는 파이프라인 외에 C.difficile 감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 후보 균주를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C.difficile 감염은 항생제 사용으로 정상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구조가 파괴되면서 발생되는 것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신약 개발에서 가장 빠른 개발 단계를 보이고 있는 질환이다. 현재 미국의 리바이오틱스(Rebiotix)와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가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임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 대표는 “경쟁사의 물질보다 더 적은 균종을 혼합하고도 치료 효과는 더 높은 '베스트-인-클래스'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바이오랩은 2020년 초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대장염 마우스 동물모델에서 발굴한 균주를 적용해 염증 완화 효과를 확인한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functional foods’에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서 덱스트란 황산나트륨(Dextran sodium sulfate; DSS)으로 유도된 대장염 동물모델에게 L.paracasei(Lactobacillus paracasei) 균주 후보물질을 적용하고 증상과 효능을 관찰했다. 그 결과 해당 균주를 적용한 동물군(DSS+KBL382/ DSS+385)은 질병 대조군(DSS+PBS) 대비 체중변화의 폭이 작아지는 것을 관찰했으며 질병활성도 지수(Disease activity index; DAI) 역시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균주 후보물질을 적용하고 8일 후 채취한 대장의 길이를 비교했을 때 질병 대조군이 건강한 동물군보다 25% 가량 길이가 짧아진 것에 비해 균주 적용군의 대장 길이는 유의미하게 길이 감소 폭이 작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대장 내벽을 조직학적 실험을 통해 관찰한 결과를 수치화했을 때, KBL382를 적용한 군의 점수가 질병대조군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는 염증으로 인한 조직학적 변화의 감소 또는 손상된 조직의 재생이 촉진됐음을 의미한다. 채취한 대장 조직에서 인터루킨-2(IL-2), 인터페론-감마(IFN-γ), 인터루킨-10(IL-10) 등 사이토카인 농도를 비교하는 실험도 수행했다. 그 결과 L.paracasei 균이 T세포 연관 사이토카인들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동시에, 항염증 사이토카인 IL-10의 분비는 높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발굴한 균주가 조절 T세포(Treg cell)의 활성 및 장내 투과성과 관련된 단백질과 염증 관련 인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효과를 증명했다. 고바이오랩은 2건의 임상을 개시하는 것을 기점으로 매년 임상에 진입하는 파이프라인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고 대표는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항암 관련 파이프라인과 NASH, NAFLD 등 간질환에 대해 치료효과를 갖는 특정 미생물 균주와 단백질에 대한 기초 연구를 진행하며 후보물질을 발굴, 검증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 또는 2021년 초 새롭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바이오랩은 체내의 미생물이 유전적인 요인과 식이, 생활습관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토대로 정밀의료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이를 이용한 동반진단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장내 미생물이 채취가 어려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체 가능한 바이오 마커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200여명의 치은하 치태(subgingival plaque)와 분변 샘플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발굴한 대사질환의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낮은 염증 상태가 특징인 대사질환과 특정 미생물군의 연관성을 밝혀냄으로써 대사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고 관리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Carebiotics: IBD 면역관련 스트레스조절 관련 건기식 출시, 임상 통해 기능성 입증

고바이오랩은 지난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바이오비옴’을 론칭하고 장건강과 면역관련, 스트레스 조절 등 3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이들은 질환과 관련된 미생물을 분리, 동정하고 세포 및 동물실험과 인체 적용 임상시험을 통해 기능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 측은 최근 아토피와 스트레스성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 후보 균주 'KBLF001, KBLF002, KBLF003' 3종에 대한 국내 임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토피피부염과 천식 등 면역질환 동물모델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인 ‘KBLF001’와 ‘KBLF002’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경증 및 중등도의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스트레스 조절,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세로토닌 생합성에 작용하는 ‘KBLF003’은 성인 100명에게 적용 스트레스 개선 등의 기능성에 대해 입증하는 임상을 진행한다. 고 대표는 “올해 말에는 현재 진행중인 임상시험을 마무리하고 2020년 상반기 최종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원료 허가 신청 및 상업화를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고바이오랩은 2017년 7월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다방면의 경험이 많은 실력자들을 영입해 경영진을 구축하는 동시에 연구인력을 확충하는 등 인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 고바이오랩은 총 30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고바이오랩은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술성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상장 준비와 동시에 해외 임상개발 및 연구개발을 위한 후속 투자도 모집할 예정이다.

고광표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글로벌 시장을 살펴봐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상태로 충분히 경쟁 가능성이 있는 분야다. 고바이오랩은 R&D에 중점을 둔 연구개발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계속 지속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파이프라인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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